대표적인 갯벌생물인 다모류(갯지렁이류)의 특성

<자료제공 : 백상규>

서론

갯지렁이류는 동물분류학상 환형동물문(環形動物門, Phylum Annelida), 다모강(多毛綱, Class Polychaeta)에 속한다.

다모류란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 동물의 몸은 둥근 마디(체절)가 규칙적으로 이어지며, 각각의 마디에 강모(setae)라 불리는 털이 난 다리를 특징적으로 가지고 있다. 다모류는 좌우대칭이며, 기본적으로 긴 원통형의 몸을 가진다. 머리부분에는 시각 등의 감각기관인 눈 혹은 안점, 더듬이, 수염을 가진다(그림 1). 종에 따라 딱딱한 키틴질의 턱을 가지거나 혹은 근육질의 혹을 가진 종들도 있으며, 더듬이가 퇴화하여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 원참갯지렁이
    원참갯지렁이 © 백상규
  • 한국부채발갯지렁이
    한국부채발갯지렁이 © 백상규
  • 두줄박이 참갯지렁이
    두줄박이 참갯지렁이 © 백상규

몸의 각 체절에는 한 쌍의 신관을 가지며, 이 기관을 통해 배설작용이 일어난다.

또 각 체절의 좌우에 위치한 다리(측각)에는 운동을 담당하는 가시와 침, 감각기관인 수염, 호흡기관인 아가미가 위치한다(그림2). 종에 따라서는 아가미를 사용하지 않고 피부로 호흡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생식기는 특정부위의 체절에 발달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암수딴몸이다. 따라서 대부분 체외수정을 통해 수정이 일어나며, 알에서 부화된 유생은 담륜자(trochophore)라는 부유유생시기를 거치고 변태하여어린개체로 된다(그림1).

  • 미갑갯지렁이 Glycera chirori
    그림1: 참갯지렁이의 횡단면(백,1989)
    1:근육, 2:등수염, 3:등다리의 가시, 4:배다리의 가시,
    5:배수염, 6:사행근, 7:침, 8:배다리, 9:등다리
  • 미갑갯지렁이 Glycera chirori
    그림2: 갯벌에 서식하는 유글레나의 전자 현미경 사진
    A:성체의 방란과 방정, B-D:부유유생(담륜자)기간,E:정착시도,
    F:부유유생의 정착, G:변태한 어린개체.

다모류의 출현 종수 및 연구현황

다모류는 연안해양생태계 내에서 가장 많은 종수와 개체수로 출현하는 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9,000종 이상의 종이 알려지고 있다(Rouse and Pleijel, 2001).

더욱이 다모류를 포함한 환형동물문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종의 수가 1978년에서 1998년 20년 사이에만 5,122종에 이르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종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다모류 연구는 1941년 조선박물학회 8권 30호에 일본학자인 Kamita and Sato(1941)에 의해 인천근해의 갯벌에 서식하는 10종을 기록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꾸준한 분류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1989년에는 위나라 갯지렁이류의 분류학적 도감이 완성되기에 이르렀다. 한국동식물도감 갯지렁이류(백, 1989)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총 15목 41과 162속 265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도감펴난 이후 최근까지 분류학자와 생태학자들에 의해 신종 및 국내 미기록종으로 밝혀진 30여종을 포함하면, 대략 300여 종이 기록되어 있다.

다모류의 중요성

다모류는 종다양성 측면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내성 및 높은 출현밀도로 인해 해양의 환경변화를 파악하고 모니터링하는 가장 중요한 분류군이다.(Pocklington and Wells, 1992).

또한 다른 무척추동물이나 어류, 갯벌을 찾는 조류들의 먹이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갯벌에 서관을 만들거나 구멍을 파서 생활하는 다모류의 경우 갯벌 깊은 곳의 퇴적물을 표면으로 운반함으로서 갯벌 내의 물질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직접적인 역할과 더불어 구멍을 통해 바닷물과 산소를 깊은 곳까지 흘러들게 함으로서 더 깊은 곳까지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다모류는 해양환경에 대한 중요성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가진다. 우리나라 갯벌에 많이 서식하는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靑蟲), 바위털갯지렁이(本忠), 눈썹참갯지렁이(석충), 넓적발참갯지렁이(黄金蟲)등의 대형종은 낚시용 미끼로서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 어업 수출품목 중 가장 상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모류 자원의 생산력을 무시한 남획으로 인해 1981년 약 1,100톤이었던 것이 1990년에 약660톤, 1996년에는 141톤 정도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낚시 미끼를 위한 다모류 생산의 감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며, 최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양식기술을 도입하는 등 다각적인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다모류의 서식형태

다모류는 아주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생활하며, 일부 종들이 민물이 섞이는 기수역에서 출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바다에서 서식한다.

그 분포범위는 조간대에서부터 심해 열수지역을 포함한 심해저, 열대지역에서부터 아주 차가운 극지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들이 출현한다. 또한 다모류는 각각의 서식환경에 맞게 다양한 서식형태를 보여 자유 이동성인것에서부터 해저의 퇴적물이나 바위틈에 몸을 고착한 것까지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서식형태는 모래나 펄로 이루어진 갯벌 속에 구멍을 파거나 , 몸에서 점액질을 분비한 후 모래나 조개껍질을 붙힌 집을 짓고 사는 형태이다(그림3).

다모류의 서식형태도(윤과 홍, 1995)
그림3: 다모류의 서식형태도(윤과 홍, 1995)
A:작은검은갯지렁이류, B:미갑갯지렁이류, C:빛꽃갯지렁이류, D:털보집갯지렁이류

다모류의 식성

다모류는 다양한 형태와 서식처에서 출현하는 것 만큼 종에 따른 다양한 섭식형태를 보여준다.

다모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저서동물은 해조류를 먹는 해조식성(algal feeding),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육식성(Carnivorous), 동물의 사체를 먹는 부식성(saprophagous), 수중의 유기현탁물을 걸러먹는 현탁물식성(suspension feeding), 퇴적물 속의 유기물을 먹는 퇴적물(deposit feeding)등으로 구별되어 진다.

우리나라 갯벌에 출현하는 다모류

다모류 조사 정점

우리나라 다모류의 서식처는 매우 다양하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우리나라의 전 연안에서 다모류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서는 1999년에서 부터 2002년까지 전국 자연환경조사(환경부)에서 수행된 59개 지역에 대한 결과를 수록하였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59개 갯벌과 인근 해역에서 출현하는 다모류는 총 14목 38과 114속 181종으로 나타났다. 부채발갯지렁이류(Phylodocida)가 86종(48%)으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으며, 다음으로 얼굴갯지렁이류(Spionida), 털갯지렁이류(Eunicida), 유령갯지렁이류(Terebellida), 꽃갯지렁이류(Sabellida)등이 높은 출현양상을 보였다.

그림: 다모류 조사 정점
Ic:인천, Ga:경기, Cn:충남, Jb:전북, Jn:전남, Gn:경남

지역별 출현양상

지역별 출현 종수를 살펴보면 경남 비진도에서 39종으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고, 다음으로 인천 덕적도에서 36종, 전남 거문도에서 35종, 경남 서상에서 34종, 충남 장항에서 33종 순이었다.

전남 도초도를 비롯한 22개 지역에서는 20~29종 범위, 전남 영광을 비롯한 26개 지역에서는 10~19종 범위로 출현하였다. 총 9종 이하로 출현하는 곳은 전북 김제를 포함하여 모두 7곳이었으며, 부산 다대포에서 가장 낮은 5종이 출현하였다.

행정구역별 출현 양상을 보면, 인천광역시를 비롯한 경기도의 12곳 중, 장흥리(36종), 백령도(23종), 울도(21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종이 웊현하였다(그림 7, 표1). 충청남도의 10곳 중에서는 장항(33종)에서 가장 많은 종이 출현하였고, 다음으로 소도와 삽시도에서 각각 24종이 출현하였다.

전라북도의 경우 어청도(24종)와 격포(23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종이 출현하였다. 한편, 김제와 계화도에서는 각각 9종과 7종이 출현하여 전라북도의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전라남도의 경우 거문도(35종), 도초도, 고흥, 순천만에서 각각 29종이 출현하였다. 경상남도의 경우 비진도(39종)와 서상(34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종이 출현하였다. 부산광역시의 경우 송정(27종)에서 가장 많은 종이 출현하였다.

우리나라 갯벌에서 출현하는 다모류

한국부채발갯지렁이

한국부채발갯지렁이

학명 - Anatides koreana
분포 - 광양만
특징 - 몸은 가늘고 비교적 길며, 등쪽에 세줄의 검은 가로줄을 가진다.
치로리미갑갯지렁이

치로리미갑갯지렁이

학명 - Glycera chirori
분포 - 광양만
특징 - 모래펄을 속을 활발하게 다니며 퇴적물 속에 갱도를 만든다. 이 갱도는 많은 출구를 가지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입주머니를 가진 이 동물은 다른 갯지렁이류나 무척추 동물을 포식하는 육식성이다.
이 입주머니는 몸길이의 1/5길이이고 이것에 독선을 가진 4개의 튼튼한 뿔모양의 큰 턱이 붙어있다. 참미갑갯지렁이류(Glycera)에 속하는 갯지렁이의 입앞마디는 원추형을 하고 있고, 4개의 짧은 수염을 가지고 있다. 이 수염은 갱도 위를 먹이생물이 지나갈때 일어나는 수압의 변화를 감지한다.
참미갑갯지렁이류(Glycera)의 일부 종에서는 몸길이가 50cm 이상에 달하는 것도 있다. 다수의 체절로 된 근육질의 긴 갯지렁이로, 체장 약 10cm. 사진은 입주머니를 길게 늘어뜨린 상태이다.
그믈등수염갯지렁이

그믈등수염갯지렁이

학명 - Hesione reticulata
분포 - 거제도
특징 -
흰이빨참갯지렁이

흰이빨참갯지렁이

학명 - Periserrula leucophryna
분포 - 순천만, 보성만, 고금도, 완도, 천수만, 기산리, 작약도
특징 - 조간대 상부에 큰 구멍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산다. 큰 개체는 마디 수가 300개가 넘고 몸길이는 50cm가 넘는 갯벌에 사는 갯지렁이류 중에 가장 큰 종이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의 내만 펄갯벌의 퇴적물 속에 산다. 강화도에서는 강화갯지렁이라고 하며, 숭어 잡는데 미끼로 사용하므로 지방에 따라서는 숭어갯지렁이라고도 한다. 몸은 짙은 녹색으로 앞부분이 짙은 편이며 뒤로 갈수록 옅어진다. 머리에는 두쌍의 눈이 있으며, 주둥이에는 한 쌍으 강한 이빨이 있다.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

학명 - Perinereis aibuhitensis
분포 - 우리나라 전연안, 일본, 대만
특징 - 내만의 펄조간대의 퇴적물 속에 산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에 분포한다. 큰 개체는 마디 수가 150개가 넘고 몸길이는 20cm에 이른다. 몸은 짙은 녹색이나 배부분은 옅다. 머리에는 두 쌍의 눈이 있으며 주둥이에는 한 쌍의 강한 검은색 이빨이 있다. 주둥이 표면에는 원뿔형 키틴질 관족이 많이 나 있고, 주둥이의 앞쪽 아래쪽에는 막대형의 관족도 있다.
눈썹참갯지렁이

눈썹참갯지렁이

학명 - Perisnereis nunti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칠레, 홍해, 인도양, 남서아프리카,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특징 -
플로리다참갯지렁이

플로리다참갯지렁이

학명 - Perisnereis culfrifera floridan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지중해, 홍해, 대서양, 인도양, 황해, 일본, 말레이시아, 영국
특징 -
원참갯지렁이

원참갯지렁이

학명 - Nereis pelagic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서유럽, 노르웨이, 지중해, 서아프리카, 미국, 베링해
특징 -
두줄박이참갯지렁이

두줄박이참갯지렁이

학명 - Neanthes succine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미국, 덴마크, 지중해, 아프리카
특징 -
참갯지렁이

참갯지렁이

학명 - Neanthes japoica
분포 - 우리나라 전역,황해, 일본, 사할린
특징 -
짧은미륵비늘갯지렁이

짧은미륵비늘갯지렁이

학명 - Halosydna brevisetos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알래스카, 멕시코, 파나마
실집갯지렁이

실집갯지렁이

학명 - Nothria shirikishinaiensis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바위털갯지렁이

바위털갯지렁이

학명 - Marphysa sanguine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영국,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등 범세계적인 종
특징 - 연한 진흙 또는 돌 밑에 서식하며, 우리나라 남 서해안에 많이 분포한다. 4~10월에 돔 낚시의 미끼로 사용된다. 몸은 적갈색이고 체장 15~35cm, 체폭 1cm 정도의 대형종이다. 세계 각지에 분포한다. 몸 앞부분은 원통형이고 뒷부분으로 가면서 등과 배가 납작해진다. 두부에 5개의 촉수가 있고, 제 1환절에는 촉수모양의 돌기가 없다. 새의 깃털모양으로 분지하는 실모양의 빨간 아가미는 보통 25~50번째 마디에서부터 나타나 몸의 뒤끝까지 존재한다.
왕털갯지렁이

왕털갯지렁이

학명 - Eunice aphroditois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등 범세계적인 종
참송곳갯지렁이

참송곳갯지렁이

학명 - Lumbrineris haponic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인도 태평양
명주실타래갯지렁이

명주실타래갯지렁이

학명 - Cirriformia tentaculat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영국,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등 범세계적인 종
특징 - 바위해안, 내해, 모래갯벌 등 상당히 여러가지 환경의 갯벌에 보인다. 상당히 오염된 해역에도 서식한다. 세계 각지에 분포한다. 갯지렁이류 중에 몸의 대부분을 모래 속에 잠입해 있고, 실모양의 촉수부분만 모래 위에 펼치고 있다. 유연한 원통형의 몸을 펄 속에 묻고, 긴 실모양의 촉수를 바닥 위에 낸다. 촉수를 홀발하게 움직여 먹이를 찾고, 호흡도 한다. 몸은 오렌지색이고, 몸 옆으로 많은 아가미가 나와 있다. 체장 15cm까지 성장한다.
민구더기갯지렁이

민구더기갯지렁이

학명 - ncoscoles pacificus borealis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인도 태평양
가는버들갯지렁이

가는버들갯지렁이

학명 - Notomastus latericeus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인도 태평양
오뚜기갯지렁이

오뚜기갯지렁이

학명 - Sternaspis scutata
분포 - 한국, 일본, 태평양, 인도양등 범세계적 분포
특징 - 몸은 짧고 굼뱅이 같기도 하며, 모양이 변하기 쉽다. 중간을 사이에 두고 몸을 부풀리면 아래위가 공처럼 된 오뚜기 모양이 되기도 한다.
긴싸리비유령갯지렁이

긴싸리비유령갯지렁이

학명 - Thelepus japonicus
분포 - 포항, 청사포, 해운대, 수영만, 당동만, 거제도, 진주만, 고금도
특징 - 입마디에 작은 안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괴물유령갯지렁이

괴물유령갯지렁이

학명 - Loimia medus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홍해 등 온난해역의 범세계적 분포
고목유령갯지렁이

고목유령갯지렁이

학명 - Terebella ehrenbergi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홍해, 인도 태평양 지역
남색꽃갯지렁이

남색꽃갯지렁이

학명 - Sabellastarte indica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홍해, 인도양, 중국, 호주
굵은석회관갯지렁이

굵은석회관갯지렁이

학명 - Pomatoleios krausii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일본, 남아프리카, 인도양, 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