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지렁이류는 동물분류학상 환형동물문(環形動物門, Phylum Annelida), 다모강(多毛綱, Class Polychaeta)에 속한다.
다모류란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 동물의 몸은 둥근 마디(체절)가 규칙적으로 이어지며, 각각의 마디에 강모(setae)라 불리는 털이 난 다리를 특징적으로 가지고 있다. 다모류는 좌우대칭이며, 기본적으로 긴 원통형의 몸을 가진다. 머리부분에는 시각 등의 감각기관인 눈 혹은 안점, 더듬이, 수염을 가진다(그림 1). 종에 따라 딱딱한 키틴질의 턱을 가지거나 혹은 근육질의 혹을 가진 종들도 있으며, 더듬이가 퇴화하여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다모류는 연안해양생태계 내에서 가장 많은 종수와 개체수로 출현하는 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9,000종 이상의 종이 알려지고 있다(Rouse and Pleijel, 2001).
더욱이 다모류를 포함한 환형동물문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종의 수가 1978년에서 1998년 20년 사이에만 5,122종에 이르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종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다모류 연구는 1941년 조선박물학회 8권 30호에 일본학자인 Kamita and Sato(1941)에 의해 인천근해의 갯벌에 서식하는 10종을 기록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꾸준한 분류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1989년에는 위나라 갯지렁이류의 분류학적 도감이 완성되기에 이르렀다. 한국동식물도감 갯지렁이류(백, 1989)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총 15목 41과 162속 265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도감펴난 이후 최근까지 분류학자와 생태학자들에 의해 신종 및 국내 미기록종으로 밝혀진 30여종을 포함하면, 대략 300여 종이 기록되어 있다.
다모류는 종다양성 측면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내성 및 높은 출현밀도로 인해 해양의 환경변화를 파악하고 모니터링하는 가장 중요한 분류군이다.(Pocklington and Wells, 1992).
또한 다른 무척추동물이나 어류, 갯벌을 찾는 조류들의 먹이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갯벌에 서관을 만들거나 구멍을 파서 생활하는 다모류의 경우 갯벌 깊은 곳의 퇴적물을 표면으로 운반함으로서 갯벌 내의 물질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직접적인 역할과 더불어 구멍을 통해 바닷물과 산소를 깊은 곳까지 흘러들게 함으로서 더 깊은 곳까지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다모류는 해양환경에 대한 중요성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가진다. 우리나라 갯벌에 많이 서식하는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靑蟲), 바위털갯지렁이(本忠), 눈썹참갯지렁이(석충), 넓적발참갯지렁이(黄金蟲)등의 대형종은 낚시용 미끼로서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 어업 수출품목 중 가장 상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모류 자원의 생산력을 무시한 남획으로 인해 1981년 약 1,100톤이었던 것이 1990년에 약660톤, 1996년에는 141톤 정도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낚시 미끼를 위한 다모류 생산의 감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며, 최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양식기술을 도입하는 등 다각적인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별 출현 종수를 살펴보면 경남 비진도에서 39종으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고, 다음으로 인천 덕적도에서 36종, 전남 거문도에서 35종, 경남 서상에서 34종, 충남 장항에서 33종 순이었다.
전남 도초도를 비롯한 22개 지역에서는 20~29종 범위, 전남 영광을 비롯한 26개 지역에서는 10~19종 범위로 출현하였다. 총 9종 이하로 출현하는 곳은 전북 김제를 포함하여 모두 7곳이었으며, 부산 다대포에서 가장 낮은 5종이 출현하였다.
행정구역별 출현 양상을 보면, 인천광역시를 비롯한 경기도의 12곳 중, 장흥리(36종), 백령도(23종), 울도(21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종이 웊현하였다(그림 7, 표1). 충청남도의 10곳 중에서는 장항(33종)에서 가장 많은 종이 출현하였고, 다음으로 소도와 삽시도에서 각각 24종이 출현하였다.
전라북도의 경우 어청도(24종)와 격포(23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종이 출현하였다. 한편, 김제와 계화도에서는 각각 9종과 7종이 출현하여 전라북도의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전라남도의 경우 거문도(35종), 도초도, 고흥, 순천만에서 각각 29종이 출현하였다. 경상남도의 경우 비진도(39종)와 서상(34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종이 출현하였다. 부산광역시의 경우 송정(27종)에서 가장 많은 종이 출현하였다.